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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회동포들 생활에 울리는 작품을/시지《종소리》제88호
분회동포들 생활에 울리는 작품을/시지《종소리》제88호
(조선신보)2021.11.02
《종소리》시인회에서 발간하는 시지《종소리》 제88호가 나왔다.
《종소리》시인회는 2000년 1월에 창간호를 발간한 때로부터 오늘까지 재일동포들의 민족성을 고수하고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려는 취지에 따라 창작활동을 벌려왔다.
이번 제88호 편집후기에서는 풍년의 가을을 맞으면서 《총련분회를 강화하는 해》의 요구에 맞게 《종소리》가 다한 열과 성의 수확고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게 된다고 하면서 《우리 말로 지어내는 우리의 시작품들이 전국의 분회동포들의 생활속에 정확히 제때에 울려가도록 언제나 노력을 아끼지 않을것이다.》고 재일동포시인들의 결심을 피력하였다.
시지에는 《기저귀케이크》(문옥선),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진승원) 등 분회에 대한 시인들의 추억이 담긴 작품들이며 코로나재앙속에서 조국방문의 길이 끊어져도 조국을 그리며 바라보는 학생들을 소재로 한 《그리운 그곳》(양금녀),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며 지어낸 《두부》(채덕호)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게재되였다.
재일동포시인들의 작품과 함께 서울, 광주, 도이췰란드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창작한 총 20편의 시가 수록되였다. 그중 《뿌리깊은 나무》(서정인)를 소개한다.
뿌리깊은 나무/서정인
올해 우리 동포운동은
《총련분회를 강화하는 해》
그래서 분회란 무엇인지
새삼스레, 다시금 생각해보는데
창너머엔
반세기를 더 자란
나날이 보는 푸른 솔 한그루
눈길을 멀리로 옮기면
울울창창한 무사시노의 숲
하늘아래 떠있어라
저 나무가 총련이라면…
태양을 향해 솟는 줄기는 본부
그러면 줄기에서 뻗어나간 가지들이 지부
가지우에 무성한 잎들은 분회
그런것일가
이처럼 단순치는 않을건데,
66년간의 긴긴 세월
탄압과 차별을 박차며
똘똘 뭉치여 《우리》를 지켜오느라
《바람 잘 날이 없》던 우리의 운동
그럴수록 손을 꼭 잡고
서로 의지하고 존중하며
망국노의 설음을 가시고
조선의 해외공민된 존엄 함께 새겨온
정다운 이웃들 – 소중한 사람들
분회의 동포들 – 우리 삶이 있는 곳
이러고보니
일본땅 방방곡곡 거리와 마을
도시와 산촌에 자리를 잡고
사시장철 동포들을 위하고 보듬는
분회는 거목의 뿌리와도 같아라
바로 이 뿌리가 있어
아름드리 줄기에 무수한 가지를 치고
그 가지마다 잎새에는
아이들의 웃음마냥 꽃이 피고
또랑또랑 우리 말의 열매도 주렁지는것이리
세찬 비바람에도 끄떡함이 없이
미래를 위한 시련은 달갑게 받아치며
총련을 떠받들며 가꿔가는 억센 뿌리
정녕 분회를 두고 하는 말이 있구나
-《뿌리깊은 나무는 가물 안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