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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誌《종소리》창간호
종소리
정화수
한번 치면
오래오래도록
멀리멀리엑가지
은은히 울리는 종소리
캄캄한 밤일수록
한결더 절절히 고하는듯
가슴속에 스며드는
신기한 울림
그 어떤 이변도 알리고
시간과 새해도 알리는 종소리
인류가 처음으로 울린것은
수천년전 경종이였다
마귀를 쫓기 위한 경종
해가 가고 세월이 바뀌여
새세기 새 천년대를 맞는
송구영신(送旧迎新)의 분기점
여기서 인류는
그 어떤 종소리를 울려야 할것인가
문명과 야만이 교차한 20세기
지구촌 이웃들을 가장 괴롭히고
가장 귀중한 사람들을
가장 많이 살륙한 살인의 결절점
20세기를 보내면서
세상의 사악(邪悪)은 구세기에 실어보내고
억울하게 간 이들에게
명복을 비는 종을 울리고싶다
마음속에 남는 이들에게
찬양의 종도 울리고싶다
뭇귀신 외세들 좌다 내쫓고
북과 남 해외가 함께 눈뜨는 종
화음을 이루며 얼싸안을
세기의 종소리 울리고싶다
평등과 평화,평안을 부르며
희망을 안겨주는
그런 종을
우리는 울리고싶다
2000년 정월
편집후기
재일동포들에게 있어서 오늘날처럼 시가 요구되는 시기는 없다고 봅니다.예나 금이나 사회가 발전하자면 민족의 량심,시대의 선구인 시문학이 필요했고 그 사명과 역할을 다해야 했습니다.
재일동포들의 애국애족운동의 경우에도 역시 다름이 없었습니다.그러나 오늘날처럼 조국의 통일이 지연되여 동포들의 세대가 몇차례나 박뀌고 민족성이 희박해져가는 지점에서는 이제 그 어떤 위구를 느낄만큼 민족성문제는 림박하게 제기되고있습니다.
이에 우리 문학예술운동이 한몫을 단단히 해야 함은 물론이요 더우기 문학이 앞장서는것이 자못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