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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을 사랑하는 사람들 4〉문예동도꾜 서예부
(조선신보)2016.08.02
우리 글 서예작품 발표하여 20년
우리 글 서예작품을 연구, 창작, 발표하는것을 주된 활동으로 정하고 지난 20년간 꾸준히 전시회를 진행하여온 문예동도꾜 서예부의 제20회 작품전이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도꾜 지요다꾸 일본교육회관 히또쯔바시화랑에서 개최되였다.
정서의 뿌리
제20회 작품전을 진행한 서예부 부원들
문예동도꾜 서예부의 발족은 1995년 12월.
이후 월 1번씩 진행되는 학습회에서는 고전으로부터 현대적인 서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서예를 연구, 창작해왔다. 부원들은 1년간 꾸준히 련습해온 우리 글 작품전시회를 해마다 개최하고 그때마다 시세를 반영한 《대지는 흔들려도 웃으며 가자》, 《전하고싶은 소중한 말》, 《하나》, 《평화》, 《꿈》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로 합작품도 제작해왔다.
20번째가 되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정음》. 1446년에 제정된 훈민정음에서 따온것이라고 한다.
서예부의 발족당시부터 활동하여온 강정내씨(63)는 우리 말과 글이 선조들과 자신을 이어주는 정서의 뿌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전의 제목을 570년전에 창제된 훈민정음에서 따왔는데 올해가 재일동포들에게 있어서는 일본에서 우리 말과 글로 중등교육을 시작한지 70년이 되는 해와도 겹쳐서 한결 반갑다고 말하였다.
김영숙씨(66)는 일본서예를 하다가 40대에 문예동 서예부를 만나 우리 글 서예작품을 연구하게 되였다.
처음에는 한자와 달리 한글자한글자가 간략하게 만들어진 우리 글로 균형을 잡으면서 서예작품을 만들기가 참으로 어려웠다고 말하는 김영숙씨는 그럴수록 북과 남에서 활약하는 서예가들의 작품을 본보기로 하여 련습에 열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우리가 타향살이를 하기때문에 아무래도 우리 문화를 전승해온 스승을 몸가까이 모시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이라는 립지를 살려서 북과 남의 자료를 자유로이 보면서 자체로 연구하고 창작활동을 벌려왔다.》
김영숙씨는 서예부의 활동력사는 비록 20년이지만 《언젠가 이곳에서 재일동포가 독자적으로 서체를 만들어 썼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였다.
문화의 힘
부원들은 서로 《서예》라는 공통항목을 중심에 놓고 1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로소가 하나되여 연구와 학습, 창작을 계속해왔다.
고정순씨(50)는 문예동 사진부와 서예부에 속하여 열심히 활동해왔던 고 강선회씨(2012년에 별세)를 회고하며 《조국에서 청봉체를 배워오면 그것을 우리 부원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해주었다. 해마다 우리 전시회에는 강선회씨의 굵고 힘찬 청봉체 서예작품이 전시되군 했는데 휑하게 비여버린 그의 자리를 메꾸어줄만한 사람도 작품도 없어서 허전함을 금할수 없다. 그래서 우리 부장한테 청봉체의 힘있는 필치로 작품을 하나 출품하라고 재촉하였다.》고 말하였다.
무용수로서 활동하는 그는 東京조선가무단 단원시절에 장고를 가르치던 녀성동맹 오따지부 1세 동포와의 인연으로 서예의 세계에 빠지게 되였다.
《서예는 조선무용의 동작과 호흡에 통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롭다. 움직임(動)과 멈춤(静). 하나의 작품을 남들앞에 내놓기 전에는 끈질기게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똑같다. 그리고 춤이든 서예든 정해진 〈모양〉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거기에 〈놀이〉가 들어가면 한결 더 맛이 난다는것이 예술의 재미이다.》고 말하였다.
서예부장을 맡은 김총미씨(35)는 우리 학교를 졸업한 후로는 일본직장을 다니는 자신에게 있어서 문예동은 《우리》를 접할수 있는 소중한 마당이다. 서예부 활동을 하면서 동포들 생각, 우리 민족, 우리 나라 생각들을 하게 된다 고 말한다. 《이곳에서 떨어질수 없고 떨어지기도 싫다. 동포와의 사귐이 여기에 있고 붓을 들고 쓰는것으로써 나는 〈우리〉와 이어질수 있다. 말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끊을수 없는 정이 여기에는 있다.》고 말하였다.
김순희씨(39)는 어떤 활동에도 《신진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서예부의 새 회원모집에 대해 언급하였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 진행되는 소조활동속에는 서예부가 없다. 그래서 부원확대, 보충은 현직 회원들의 인맥을 통해서나 그렇지 않으면 전시회에 찾아온 관람자에게 권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회원 보충은 서예부를 존속시키는데서 하나의 중요한 고리가 되여있다.
김순희씨는 또한 우리 글 서예작품 창작도 좋지만 전시회를 공공시설에서 개최하는 의의에 대해서도 돌이켜본다. 《우리가 일본에서 작품창작을 하는데도 의미가 있지만 이것을 일본사람들도 볼수 있는 곳에서 전시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문예동도꾜 서예전에는 일본땅에서 자기 나라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활동취지에 감동하고 또 순수히 우리 글 서예작품의 모양새에 마음이 끌리여 해마다 전시회장을 찾아오는 단골일본손님들도 많다.
김순희씨는 《15년정도 빠짐없이 전시회를 보러 오는 일본손님들이 있다. 그들이 해마다 전시회를 기다리고있다고 생각하니 힘들어도 활동을 계속하지 않을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지난 시기 재정난 등으로 공공시설을 빌리기가 어려워졌을 때 그의 오랜 친지인 일본 교육관계자들이 스스로 일본교육회관 히또쯔바시화랑을 리용할수 있도록 힘써준데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여기서 한글서예전을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면서 선생들이 추천장을 써주고 서명용지를 돌리면서 장소를 확보하는데 힘써주었다.》
문화의 힘이 국경, 국적, 인종을 넘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보다.
(김윤순기자)